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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강영우  |  출판사 : 민예원
발행일 : 2000-11-20  |  변형판 (125x210) 104p  |  89-7872-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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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여 년이 흘렀다. 지금은 없어진 <회귀선> 동인에서 시를 향해 순수했던 시절이 있었다. 한동안 시를 떠나 있는 것 같았으나 시는 나에게 부단히 요구해 왔다. 나를 살려 달라고, 나를 부활시켜 달라고, 늦게나마 생명과 임종의 현장에서 묶은 첫시집을 바친다. 1부·2부는 생명과 임종, 특히 호스피스 현장의 시편이고, 3부·4부는 신앙과 생활 시편, 5부는 1970년대 의과대학 시절 쓴 시편, 6부는 마음의 고향, 통영을 그리워하며 쓴 시편이다. 미숙한 시편이지만 시집으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며, 생명과 임종의 미학을 가꾸어 내는 시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 '책 머리에' 중에서
[본문 60쪽-61쪽 '새벽기도 1,2'중에서...]

새벽 기도 1

누구십니까
나의 새벽을 깨우는
당신은

지난 밤
세상의 상처 어루만지시고
천국의 단잠 가득 주시더니

이 새벽
감람산 기도 소리로
나를 흔들어 깨우나니

이제야 알겠습니다
당신은 한잠도
주무시지 않으셨군요

새벽 기도 2

주일 맑은 새벽
깊게 호흡하고
뜰로 나섭니다.

라일락 가지 사이로
당신의 세미한 음성
흔들리며 지나가고

백목련 꽃잎 위에
당신의 귀한 말씀
영롱하게 매달려 있습니다

감나무 대추나무 모과나무
안 가운데 양팔 벌리고 서서
한 그루 작은 나무로 뿌리내리어

눕지도 않고 안지도 않고
서서만 기도하는 나무들의
겸손한 새벽 기도를 배웁니다
호스피스 시편
바닷가의 호스피스
임종 1
임종 2
임종 3
임종 4
임종 5
임종 6
임종 7
임종 8
임종 9
임종 10
임종 11
임종 12
기증 1
기증 2
찬송가
병상 세례
임종 세례 1
임종 세례 2
부활절에
동산 전인치유센터를 바치며

복수(腹水)
복수 1
복수 2
복수 3
복수 4
복수 5
복수 6
내시경
객혈 1
객혈 2
혈액투석

저녁기도
저녁기도 1
저녁기도 2
저녁기도 3
삼월에 내리는 눈
에릭 리델
장기려 박사 1
장기려 박사 2
장기려 박사 3
새벽기도 1
새벽기도 2
새벽기도 3
감사

선교사 묘지에서
선교사 묘지에서
산책
네팔 고르카 진료소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타 진료소에서
새집
태풍
맥문동
벌개미취
봄꽃
황사

람바레네 통신
만선
참회록
일출
가을 감방
람바레네 통신
람바레네 통신
겨울 노래 1
겨울 노래 2

귀향
귀향 1
귀향 2
귀향 3
임종 연습 1
임종 연습 2
임종 연습 3
유자나무
수국도
한려수도
동창생
아름다운 임종과 부활, 호스피스와의 만남
아름다운 사람들/호스피스 활동하며 시집 낸 내과의사 강영우 교수

최영미 시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 시가 포장마차의 따끈한 오뎅국물 같은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한 사람은.

최씨의 이 말에는 자신의 시가 춥고 외롭고 소외된 이들에게 한가닥 희망의 온기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열망이 숨겨져 있다.

최씨 같은 시인들은 자신의 시가 한덩이 떡이 되고, 국물이 되기를 원한다. 경직된 이념의 표현이나 공허한 수사의 잔칫상이 되기 보다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밥’이 되길 소망하는 것이다. 이제 그러한 시인 중 하나로 강영우(45·대구 동산의료원 계명의과대 내과 교수)를 이야기 해야겠다.



잠이 오지 않는다고/ 아파서 잠을 잘 수 없다고/ 이제 울먹이지도 말아라// 길고 달디단 겨울잠을 깨고 나면/봄의 나라에 도착해 있으리니// 그래, 그래/ 하혈을 하면서도/ 너는/ 이리도 환히 웃고 있구나

(임종 5 ­ 난소암 환자 L양에게)



강 교수는 의사다. 내과 교수이며 시인이다. 시인이며 또 호스피스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직함들이 그에게서 하나로 녹아 있다. 사랑을 노래하는 히포크라테스라니… 사명감을 이야기하는 뮤즈라니… 그 어색한 부조화의 긴장이 그에겐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의 삶은 항상 삶과 죽음 경계선에 서 있고, 그 벼랑에서 만난 사람들을 향한 그의 위로가 그의 시이기 때문이다.

“1987년 대구 동산의료원 산재형 병실에서 임종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호스피스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호스피스 생활만 13년. 그동안 그가 지킨 임종은 800여명에 달한다. 사람들 대부분이 마주치기 싫어하는 것이지만, 그에게 죽음은 일상이고 업무이며 사명감이다. 그곳에서 그는 안타깝고 애처로운 순간들을 본다. 결혼을 코 앞에 두고 말기암 진단을 받은 청년. 만삭의 부인을 두고 사형선고를 받아들여야만 하는 췌장암 말기 환자. 결코 대신해 줄 수 없는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어찌할 것인가.

그는 노래를 한다. 그들의 격렬한 통증이 그의 노래 속에서, 그 노래 속에 담겨있는 ‘능력의 그 분’의 위로하심을 통해 편안해지기를.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 상황에서 ‘그 분의 도우심’을 희망하며, 그렇게…



혼수 상태의/ 성주댁 할머니// 시골집 앞뜰/ 백목련 환히 열리던 소리/ 애써 기억해내시더니// 조용한 봄날 오후/ 백목련 지는 소리에 맞추어/ 같이 지고 있다// 시골집으로/ 잠시/ 외출하시었다 (임종 12 전문)



하혈을 하는 ‘난소암 환자 L양’, ‘혼수상태의 성주댁 할머니’. 이들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길은 그러나 희망적이다. L양은 하혈 속에서도 웃고, 성주댁 할머니는 백목련 소리에 맞춰 조용히 진다. 죽음의 풍경이 이처럼 고요한 것은, 아니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시인의 가슴에 피어난 소망 때문일 것이다. 호스피스 활동을 지탱하는 힘도, 그가 노래할 수 있게 하는 힘도 ‘그 분의 위로가 늘 함께 하실 것을 믿는’ 바로 그 희망 때문이다.

수많은 죽음을 뒤로 하고 돌아온 저녁, 물먹은 솜처럼 밑으로 자꾸 가라앉는 육신을 추수리며 그는 기도를 한다. 그의 기도는 늘 ‘저녁기도’이다. 저녁은 저만큼 죽음을 응시하지만, 그 죽음은 ‘사랑’ 혹은 ‘헌신’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있으면/ 드리고 싶습니다// 이 고요함도/ 이 가난함도/ 그대로 드리고 싶습니다// 더 드릴 것이 없으면/ 남아 있는 호흡까지/ 모두 다 드리고 싶습니다 (저녁기도 2 전문)



*호스피스 활동 내역

의사가 호스피스를 겸한 경우는 그리 흔치 않다. 강영우 교수가 의사로 현직에 근무하면서 호스피스 활동을 계속해왔다는 것은 높이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1990년 의학 연수를 위해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있었던 강 교수는 그곳에서 췌장암 말기 환자를 만나고, 그를 통해 호스피스 사역의 중요성을 다시 절감한다. 귀국 후 그는 91년 가을부터 자신이 몸담았던 호스피스 사역을 팀 체제로 재정비한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동산 호스피스는 38개 병상을 가진 병원형 호스피스로 발전했다. 또 호스피스 바자회, 호스피스 음악회, 호스피스 연수 교육, 안구 및 시신 기증, 세례와 장례, 유가족 관리, 소년소녀가장 지원, 지역교회와의 공동 사역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그가 일하고 있는 대구 동산병원도 1999년 개원 100주년을 맞아 말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의 집 ‘동산 전인 치유센터’를 설립했다.

강 교수는 현재 한국호스피스협의회의사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시집 <저녁기도>의 수익금도 모두 호스피스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강 교수의 시 세계

강영우 교수는 44세로 문단에 섰다. 지난해 8월 시문학사 우수작품상 공모에 선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부산의대 시절 ‘회귀선’이란 동인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20여년 전 이야기다.

그의 시를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본인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현직 의사로서, 사십 중반에 등단한 늦깎이가 본격 문학을 하기엔 좀 어려운 감이 있다”. 하지만 그의 시는 쉽게 읽힌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생활 현장에서 바로 길어올린 이야기들이어서 그럴 것이다. 그런 솔직함과 단순함이 독자의 ‘감정의 현’을 울린다.

강 교수는 앞으로도 ‘어려운 시’를 쓸 생각은 없다고 한다. “쉽게 읽히면서도 감동을 주는 시”, 그게 그의 목표다. 거기에 그의 시가 “선교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그로선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고백이다.

- 기독신문 / 2001.01.31 / 김지홍 기자 atmark@kidok.co.kr
강영우2
강영우 경남 통영에서 성장 부산의과대학 졸업 경북대학원 졸업(의학박사) 1979년 성의(聖依) 문학상 당선(가톨릭 의대 공모) 2000년 신인 우수작품상 당선(시문학사 공모) 현재 대구 동산의료원 계명의과대학 내과 교수 한국 호스피스협회 이사 한국 호스피스 완화의료학회 이사 한국 호스피스협회 의사협의회 회장 대구 동산 호스피스 Medical Director 대한 소화관 운동학회 평의원 미국 소화기학회(AGA, ACG, AMS) 정회원 한국 크리스천 문학가협회 회원 한국 현대시인협회 회원 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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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저녁기도
저자강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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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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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0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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