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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자의 지팡이 : 오방 최흥종 목사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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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문순태  |  출판사 : 다지리
발행일 : 2000-12-15  |  신국판 (153×225) 346p  |  89-88812-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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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자유인, 오방 최흥종 목사 일대기 나는 당신의 슬픔과 고통을 알아요. 하늘이여, 만일 마음이 있거든 나의 소원을 들으소서. 오방, 그는 결코 기인이 아니었다. 하나님 말씀을 충실히 따른 기독교인으로, 세속적인 눈에 기인으로 보였을 뿐이다. 그는 세속적인 의미의 부가가치는 창출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영감과 에너지를 주었다. -신경림(시인) 그의 삶은 시궁창 속의 한 송이 연꽃 같은 것이었다. 단지 진리를 실천하고 행동하고자 할 뿐 세상으로부터는 영원한 자유인이 되고자 하였다. -리영희(한양대 교수) 그는 성자요, 투사요, 전도사요, 사회운동가였다. 한 사람의 인격안에 여러 가지 상충하는 가치가 하나로 묶여 있다는 것은 경이가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범용의 자리에서는 선생은 하나의 괴벽, 하나의 모순, 하나의 호사의 권화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그의 이 다면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름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목자'라는 명사일 것이다. -김천배(전 광주 YMCA 충무) 할아버님께서는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모든 것을 얻으신 삶을 사셨다. 또한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진정으로 자유로워지셨다. 할아버님께서는 이 세상을 떠나실 때 물질적으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으나, 많은 것을 남겨놓고 가셨다. -최협(최흥종 목사의 손자, 전남대 교수)
[본문 88~92쪽 '오라오라 돌아오라'중에서]

의병을 소탕하기 위해 너릿재를 넘어가는 영종의 기분은 착잡하기만 했다. 의병과 마주쳤을 때 과연 그들을 향해 총을 쏠 수 있을 지 생각해보았다. 그러나 그는 어떤 경우에도 의병을 죽여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가 순검이 된 것은 의병을 때려잡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다만 난세를 맞아 무슨 일인가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순검이건 의병이건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마음 속에 하나님 말씀을 새기고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왜놈의 앞잡이라는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오명만 남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다.
영종은 그동안의 순검 생활을 돌이켜보았다.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았다. 특별히 지탄받을 만한 일을 한 것도, 그렇다고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지도 못했다. 제복을 입고 으스대는 그에게 굽신거리는 사람도 없었거니와 눈을 흘기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몇 번인가 순검을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때마다 벨 목사는 "이대로 그만 두면 오명만 남기게 됩니다. 참고 기다려 봅시다. 주님께서 최순검을 도구로 쓰실 기회를 주실 것입니다"하면서 극구 말렸다. 처음 그가 순검이 되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제발 그 일만은 하지 말라고 한사코 말렸던 벨 목사가 지금에 와서 생각이 달라진 속뜻을 영종은 헤아리지 못했다.
광주 경무청 경찰들이 화순에서 수비대와 합세하여 동복으로 갔으나 의병들은 단 한 명도 그 곳에 없었다. 허위정보를 받은 것이었다. 당시 의병들은 일부러 허황한 낭설과 풍문을 퍼뜨려 일본 경찰의 신경을 교란시켰다. 의병들은 또한 많은 농민들의 지지를 이용하여 허위정보를 제공케했다.

-오는 9일 내전(來戰)하라. 만약 내전하지 않으면 우리가 장흥면을 공격할 터이니 그리 알아라. (장흥 분견소에 송달한 대한 의병대의 통고문)
-만일 강진 주둔 헌병으로서 우리와 교전할 의사가 있다면 영암 월출산으로 나오라.
-3월 21일 의병 1만명이 입항할 터이니 한국인은 이거지지(移據之地)할 것.

당시 위와 같은 류의 통고문들이 각 관아 경찰에게 송달되었고, 거리 곳곳에는 의병들의 격문이 나붙었다.
동복까지 가서 허탕을 친 경찰들은 돌아오는 길에, 묘치고개 아랫마을에 의병들이 숨어있다는 정보를 받았다. 경찰들은 정보에 따라 마을을 포위했다. 그들이 마을을 수색할 때는 먼저 마을을 둘러싸고 경비병을 배치한 후, 면장이나 동장을 입회시켜 미리 마련한 민적(民籍)에 따라 남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대조하며 점호하고 의심스러운 자가 있으면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들은 묘치고개 아랫마을을 샅샅이 수색한 결과12명의 수상한 남자들을 포박했다. 그들이 숨어있던 물레방아간에서 화승총 두 자루와 철환 20발도 찾아냈다.
이들은 보서 의병대장 안규홍의 부하들이었음이 밝혀졌다. 마을에서 12명을 체포한 경찰들은 부근에 많은 의병들이 잠입해 있을 것으로 보고 동복으로 되돌아가서 가가호호 수색을 펴기로 했다. 영종은 다른 순경 한 명과 같이 체포된 의병 12명을 화순으로 암송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만일 이 자들이 엉뚱한 생각을 품고 말을 안듣거들랑 그 자리에서 총살시켜버리시오."
광주 경무청 일본인 고문의 이 같은 명령을 받은 영종은 다른 일본 순검 한 명과 함께 12명의 의병을 한 줄로, 마치 조기두름을 엮듯 하여 압송했다. 영종이 앞장을 섰고 일본 경찰은 거총자세를 하고 맨 뒤를 따랐다. 영종은 괜히 의병들 가까이 다가가 한바탕 왁살스럽게 소리를 내지르고 나서 "혹시 발차기 잘허는 차봉익을 모르오?"하고 묻곤 했다. 의병들은 그 때마다 영종의 얼굴에 침을 뱉았다.
압송 도중 일본 경찰은 귀찮으니 몇 번이고 포로들을 총살시켜버리자고 했으나 극구 이를 말렸다.
"이 자들을 끌고가서 고문을 시켜 다른 놈들이 숨어 있는 곳을 알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종의 이 같은 말에 일본 경찰도 수긍이 가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영종은 처음 그들을 압송하라는 명령을 받는 순간, 12명의 의병들은 틀림없이 모진 고문 끝에 총살을 당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일본 사람이 아니오. 당신들은 틀림없이 그 유명한 안규홍의 부하들이 맞소?"
영종은 곁에 있는 일본 경찰이 알아듣지 못하도록 한 의병에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의병 포로들은 날카로운 눈을 하고 영종을 노려보았다.
"이 더러운 일본놈의 앞잡이 놈아!"
그중 한 의병이 영종의 얼굴에 침을 뱉았다. 그러자 영종은 그 자리에서 침을 뱉은 의병을 초주검이 되도록 발길질을 해댔다. 영종이 어찌나 무섭게 의병을 때리는지 일본 경찰이 다 말릴 지경이었다. 키가 깡똥하고 어깨가 쩍 벌어진 것으로 보아 힘께나 쓸 것 같은 의병은 영종의 발길에 직신직신 짓밟히면서도 비명 대신에 "이 더러운 왜놈의 앞잡이놈아" 하고 소리쳤다. 그럴수록 영종의 발길질은 더욱 거칠어졌다. 일본 순검이 그를 붙들어서야 영종은 씩씩거리며 발길질을 멈추었다. 출발을 재촉했으나 영종한테 두들겨 맞은 의병이 땅바닥에 널브러진 채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자 구레나룻에 눈이 부리부리하게 생긴 건장한 의병이 길바닥에 쓰러진 의병 앞에 쪼구리고 앉아 등을 댔고 옆에 있던 일본 순검이 키작은 의병의 포승을 풀고 부추겨서 등에 업혀주었다.
몇 걸음 걷기 시작하던 의병들이 갑자기 창의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왜적에게 봉사하여
불행히도 죽게되면
황천에 돌아가서
선왕선조 뵈올소냐

영종은 의병들의 의도를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는 그들의 노래를 말리지 않았다. 의병들은 계속 노래를 불렀다. 노랫소리를 듣고 마을 사람들이 몰려 나와 구경을 했다. 구경꾼들 중에는 창의가를 따라 부르는 사람도 있었다. 노래가 화살처럼 영종의 명치 끝에 와 박히는 것 같았다.
일본 순검이 의병들의 가슴팍에 총부리를 들이대며 노래를 멈추라고 소리쳤다.
"내버려둡시다. 기왕 죽을 놈들이니 실컷 소리라도 지르게 내버려둡시다."
영종이 일본 순검을 설득하여 계속 노래를 부르도록 두었다. 그들의 노랫소리는 영종의 귀에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으로 들리더니 점점 커져서 우뢰처럼 심신을 흔들어댔다. 의병들의 노랫소리는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아, 영종은 버릇처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동면을 지나 화순까지는 담배 한 대참 거리인 삼거리에 당도하자 주막이 보였다. 그 때 영종은 포로들을 계속 걷게 하고 후미의 일본 경찰 소매를 잡았다.
"우리 목도 컬컬한데 술이나 한 잔씩 하고 갑시다."
"포로들이 괜찮겠소?"
"어차피 귀찮은 놈들인데 도망치면 쏴버리지요. 뭐."
의병들을 마당 한쪽 감나무에 묶어놓고 난 영종은 일본 경찰과 권커니잣거니 막걸리를 마셔댔다.
서문

할아버지의 금식
유언
싸움꾼 최망치
양림동산 선교사촌
변신
생의 십자가
순검과 의병
오라오라 돌아오라
장님 의병장의 세상보기
문둥이의 지팡이
기도
개명
포교의 열매
사마리아인의 죽음
핏줄과 사랑
주의 종
YMCA 창설
시베리아여, 시베리아여
좌우의 갈등
다시 시베리아로
천사들의 방
아름다운 구라행진
걸인잔치
버림과 떠남
사망통고서
엘리야의 거처
오방정의 예수와 노자
화광동진의 삶
삼애학원
영욱의 죽음
더불어 사는 마을 호혜원
날빛보다 더 밝은 천국
성자의 숲

연보
문순태
1941년 전남 담양 출생. 조선대 국문과 및 숭실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197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징소리」「타오르는 강」「그들의 새벽」등 다수가 있으며,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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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성자의 지팡이 : 오방 최흥종 목사 일대기
저자문순태
출판사다지리
크기신국판 (153×225)
쪽수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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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2000-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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